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제공 의혹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일 서울 고등검찰청에서 중간수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부여·청양 재보궐선거 당시 3000만원을, 홍 지사는 2011년 당 대표 경선 당시 1억원을 각각 성 전 회장에게 받은 혐의다.

반면 수사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론을 내린 뒤 의혹이 제기된 나머지 6명은 혐의 없음으로 판단했다.

관련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기에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다는 게 문무일 팀장의 설명이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2007년 당시 특별사면 로비를 한 의혹에 대해서도 노건평씨와 측근 등을 불러 조사한 결과, 5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취한 정황을 포착했지만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도 전했다.

문 팀장은 “5억원 정도의 금액이 특별사면 대가로 보이나 2008년 7월 이전에 지급돼 공소시효(7년)가 만료됐다는 판단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팀은 성 전회장에게 금품 받은 의혹을 받는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논산·계룡·금산)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서울 광진갑)에 대한 수사는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완구 전 총리 측은 발표된 검찰 수사 결과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전 총리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메르스 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저의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내용을 떠나 저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이 결코 없다”고 강변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성 전 회장 측에서 주장하는 금품 수수의 일시, 장소,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이라며 “법정에서 결백을 밝혀 더 이상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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