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주' 청소년관람불가, 적절한가 '청소년 단세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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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 청소년관람불가, 적절한가 '청소년 단세포 아냐'

  • 승인 2014-04-17 15:15
청소년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반성과 성찰을 자극하는 영화 '한공주'(감독 이수진)는 해외영화제 8관왕에 오를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개봉 전부터 언론과 평단의 호평이 쏟아졌고 앞서 접한 일반관객들의 입소문까지 더해져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81개관을 확보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17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을 받아 막상 청소년들은 볼 수 없다. 배급사인 CGV무비꼴라주가 애초 15세 관람가로 신청했으나 '유해성 폭력성 선정성 약품모방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청소년관람불가를 받았다.

여고생 한공주(천우희 분)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친구를 잃고 자신 또한 큰 상처를 입은 인물이다. 미스터리 기법을 취한 이 영화는 극후반부 한공주에게 어떤 끔찍한 일이 있었는지 밝혀지는데, 그 장면이 이같은 판단을 내린 근거로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나 사려깊고 섬세한 연출방식을 감안하면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관람을 권장하고 싶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게 사실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수진 감독도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함께 보면 좋은 영화인데 아쉽다"고 최근 관객들과 가진 대화에서 밝혔다.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는 한공주 등급과 관련해 17일 노컷뉴스에 "한국은 청소년이 주인공인 영화를 청소년이 볼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공주는 성폭력을 다루고 있지만 충분히 청소년의 삶에 밀착해 있어서 공감대를 만들만한 영화"라며 "청소년을 너무 어린이 취급하는게 아닌지, 청소년도 사고를 할줄 아는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청소년관람불가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형석 영화저널리스트는 "납득할 수 없다"며 "작품에 대한 해석은 포기하고 자신만의 이상한 프레임으로 영화를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청소년들이 바보인가"라며 "모방 운운하는 것은 아메바 수준의 사고"라고 했다.

그는 "비단 한공주뿐만 아니라 요즘 심의가 미쳤다"며 "빨리 심의가 민간으로 이양돼 최소한의 작품 해석능력을 지닌 사람, 예술적 식견을 갖춘 사람들이 심의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단지 등급을 매기는 규제집단이 아니라, 영상산업을 풍성하고 원활하게 만드는 기구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 일본인 평론가는 "미성년자 강간이라는 소재로 인해 청불이 나온 것 같은데, 영화를 정작 보면 15세가 아니라 12세관람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영화 '도가니'를 필두로 '소원' '방황하는 칼날' 등 미성년자 성범죄를 다룬 한국영화들이 많이 나왔지만 다양한 접근방법이 나쁘지 않다"며 "한공주의 당당함, 특히 마지막 신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몇몇 네티즌도 등급에 대한 아쉬움을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한 네티즌(날아라)은 "어른들도 주된 관객이나 정작 봐야할 대상은 (청소년인데) 청불이라 못본다"며 "우리나라는 이런 민감한 주제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흰둥이)도 "고등학생들이, 학생들이 꼭 봤으면 하는 한공주의 관람등급은 아쉽게도 청소년관람불가"라며 "꼭 봐야하는 아이들이 못봐서 아쉽다" 했다.

한편 이창동 감독은 한공주에 대해 "근 몇 년간 이런 영화는 없었다"며 "놀라운 영화"라고 호평했다. 이현승 감독은 "우리사회의 슬픔을 깊숙하면서도 잔잔하게 다룬 매우 놀라운 영화"라고 추천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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