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꼴찌 선생의 좌충우돌 교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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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꼴찌 선생의 좌충우돌 교단일기

강병철 교사의 에세이집, 시인·소설가로도 활동 교직생활 20년… 솔직담백함 속 해학·유머 인상적

  • 승인 2008-03-04 00:00
  • 신문게재 2008-03-05 11면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 강병철 공주 유구중 교사
▲ 강병철 공주 유구중 교사
슬그머니, 소리 없이 라는 뜻의 충청도 어른들이 쓰는 말로 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는 단어 ‘쓰뭉`.
시인이자 소설가이면서, 참교육을 꿈꾸는 강병철(공주 유구중)교사가 ‘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라는 에세이집을 냈다.

여덟 번째 책을 스뭉하니 낸 그는 아이들과 함께 한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자신을 교단에서 실패한 교사라고 스스럼없이 밝히는 쓰뭉 선생 강병철.

교사 컴퓨터 연수에서 꼴찌를 하고 학교로 돌아와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꼴찌했다”고 자신만만하게 고백하는 ‘지천명의 몸과 소년의 마음`을 지닌 천부적인 선생 체질을 지니고 있다.

교사로서의 권위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실패담을 솔직하게 들려주는 그는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속 깊은 사랑이야기들을 이 책에 풀어내고 있다.

외형적으로 성공하지 못해 실패했지만 정직하게 살아온 담담한 교단이야기인 셈이다. 그에게 ‘미친놈`이라고 했던 아이가 울먹이자 끌어안으며‘괜찮다, 괜찮다`를 속으로 연발하고 있는데 아이는 “사이코라고 한건데요(미친놈이라고 안했는데요)”라는 그의 글에서 해학과 유머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 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
▲ 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
그의 글에는 유난히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글속에 나열된 이름이 바로 그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가끔 쭈뼛거리며, 별일 아닌 척 슬며시 다가오는 그런 방식인 것이다.

생김새와 아무런 상관없이 단지 ‘총각`이란 단어의 힘으로 첫 발령지 논산 쌘뽈여고에서 ‘짱(?)`을 먹던 그는 이제 40줄에 접어든 제자들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지금도 진행중인의 자신의 아름답고 쓸쓸한 교단의 실패이야기 하고 있다.

일선학교에서 20년간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그는 ‘민중교육`사건으로 학교를 떠나야 했던 해직교사, 참교육을 꿈꾸던 현장교사로, 여전히 식지 않는 문학에 대한 열정을 지니며 살고 있다.

스스로 실패했다고 하지만 이번 책에서 20여 년 전 제자들이 장성해 문학평론가의 입장에서 발문을 쓰고, 표사를 덧붙였다.

제자인 이은아(대전중앙중)교사는 “기억이라는 방식으로 사랑을 전하는 그의 이야기가 세월이 갈수록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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